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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마시고

자갈치 시장에서 해산물을 먹다

by 露彬 2022.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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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에서 귀한 분이 부산에 오신다고 하셔서, 어디를 갈까 고민했었다. 하필 불꽃축제 날짜랑 겹쳐서 광안리쪽은 절대 피해야 했다. 그리고 이 분 블로그를 보면 이 바이킹의 나라는 의외로 해산물을 잘 먹지 않는다고 한다. 한국마트에서 자주 보이는 고등어도 그렇지만, 원양어선에서 잡은 것도 그냥 바로 외국에 팔아버리는게 대부분이어서 우리나라같은 수산물 경매시장 같은 것도 없다고. 해산물 좋아하시고 광안리를 피하면 자갈치밖에는 없지. 기장쪽은 너무 멀고.

 

자갈치쪽에서 후기 좋은 가게를 몇개 봐 두고 만나기 전 주에 자갈치를 갔었다. 대체로 피프광장쪽을 돌아다니지 이쪽 동네는 거의 안 와서 낯설었음.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갑자기 자갈치 건물이 생각났다. 오랜만에 부산 오신댔으니 바다를 보면서 먹는게 더 좋겠지. 그 이전에 돌아다녔던 곳들은 바닷가에서 좀 떨어져서 바다를 볼 수 없는 매장이었다. 그래서 자갈치시장 건물 잠깐 둘러보고 이 안에 있는 가게 중에서 후기 좋은 곳을 골라서 전화로 예약을 했다. 

지난주 토요일 김해공항에서 만나서 택시 타고 곧바로 자갈치시장으로 갔다. 1층에 신경북상회라는 곳을 찾아서 사장님께 예약한 내 이름을 댔더니, 메뉴 설명을 해 주셨다. 우리는 대게 세트 2인분을 주문했고, 사장님 안내에 따라 2층 올라가서 서울횟집을 찾았다. 우리가 신경북상회에서 주문을 하고 올라가면 서울횟집에서 상차림을 해 주는 시스템이다. 대게 세트 2인분은 신경북상회에 지불하고, 상차림 비용은 서울횟집에 지불하면 된다. 나중에 매운탕 같은 것도 추가하게 되면 서울횟집에 지불하면 된다.

먼저 반찬을 깔아주신다. 이때 내가 창가쪽으로 옮겨달라고 말했는데 거긴 전부 예약되어있어서 안된단다-_- 그래서 바다보면서 먹는 계획은 날아갔다.

처음 나온 것들. 회는 방어회 + 광어회 약간. 낙지는 손질한지 얼마 안되어 힘이 남아돌았고, 이날 따라 젓가락질이 힘들어서 먹기 힘들었다. 시간 좀 지나니까 애들이 죽어서(?) 먹기 쉬워졌던 듯. 개불, 멍게 다 처음 먹어보는 건데 맛있었다. 멍게는 어릴때부터 시장 가면 많이 보던건데, 솔직히 먹고 싶은 비주얼은 아니라서 이번에 눈 딱 감고 먹어봤는데 그동안 한번도 안 먹어봤던게 억울할 정도. 

이 전복 구이 정말 짱이다. 짭쪼름한게 정말 맛있었음. 비싸겠지만 이것만 먹어볼 수는 없을까.

장어 안 좋아하는데 한입만 먹어보니 장어도 맛있어서 몇 점 더 먹었다. 생각보다 많이 맵지 않고 매콤해서 먹을만했다.

드디어 대게 + 기타 조개가 나왔다. 저 대게 정말 맛있었는데, 기술이 부족하여 속살을 잘 발라먹지 못해서 아쉽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시간 없어서 게딱지 저걸 건드리지도 못함 ㅠㅠ

 

먹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시간이 많이 지나서 다 먹고 오질 못해서 아쉽다. 비싸서 진짜 큰 맘 먹고 와야 하는데. 나중에 가족끼리 한번 와 볼까 하는데, 동생이 해산물을 안 먹어서... 셋이서만 가야하나 싶다.

 

사실은 나도 회 안 좋아한다. 정확하게는 날 것을 안 좋아해서 조개종류와 오징어 제외하곤 안 먹는다. 10년전 횟집에서 회식할때 나는 반찬들만 먹었었다. 회를 샤브샤브처럼 뜨거운 국에 익혀도 내 입맛에 안 맞았음. 하지만 오랜만에 한국 오시고 또 부산에는 정말 몇십년만에 오신다는데 해산물 밖에는 생각이 안 났고, 회는 안 먹더라도 다른 건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가자고 했었다. 그리고 그동안 내 입맛이 변하기도 했으니까.

 

이런 판단으로 선택한건데 결과는 정말 좋았다. 저 방어회 사장님이 좋은 생선을 골라서 잘 요리해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맛있었다. 내가 회를 먹게 되다니. 와사비는 아직이지만. 그 분도 만족하셔서 다행이었다.

 

다음에 부산 또 오시게 된다면 다른 지역 + 드라이브로 모시는게 목표인데, 운전이 음... 혼자서 운전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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