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점심약속이 갑작스레 취소되면서, 일요일 가기로 했던 통도사를 토요일 가기로 했다. 나는 몇년만에 가는 곳이다.
물론 가는 길은 아빠가 운전했다. 통도사 근처에 유명한 밥집에서 점심을 먹고 통도사로 올라갔다. 본당쪽으로는 안 가고 꼭대기 서운암쪽으로 갔다. 다음달에 석가탄신일이라 이것저것 많이 준비하고 있던데, 그것과는 상관없이 사람들은 많았다. 하지만 주차공간은 충분했다.
걸어서 올라가다가 이런 꽃도 보고. 밑에서부터 올라가면 더 많이 봤겠지만 그럴 체력은 없어진지 오래다.
서운암 올라갔더니 입구에 기념품점 있는데 마음에 드는 게 없어서 패스. 나 예전에 서운암 가봤을텐데 여긴 처음 보는 장소다...
들어갔더니 이런게 있었음. 16만 도자대장경을 모아서 보관하는 장소다.
들어가면 이렇게 미로처럼 되어있는데 따라가다보면 출구가 나온다. 여기에 왜 돈을 꽂아두었는지는 모를 일;;; 목판은 아니고 흙판을 구운 것 같은데, 대장경 보관때문인지 내부는 시원하다.
종교단체의 대표적인 상술이지만 초를 구입한 사람들은 진지하게 소원을 빌고 있겠지.
오른쪽은 무슨 나무인지 모르겠음. 꽃이 활짝 필 시기면(벛꽃이든 뭐든) 엄청 장관이겠다 싶음. 지난주 벚꽃 다 지기 전에 왔으면 좋았을 걸. 그랬다면 사고도 안 났을텐데... 이 옆에도 내려가는 길이 있고, 엄마는 그 길 타고 내려갔다. 아빠와 나는 차 타고 내려갔고.
이런 걸 보면 항상 은수저의 피자 에피소드가 생각남.
전시실은 문이 닫혀 있음. 장경각 본당은 2시부터 금강경 기도 있어서 사람들이 들어가서 기도중이더라. 나일롱 신자인 나는 그냥 지나침.
맞게 연결했나 모르겠네. 장경각 마당에 이런게 있더라. 재주좋은 스님이 이런 걸 만들어둔 듯. 연못처럼 물은 끊임없이 순환하고 있는데 아무 생물도 살지 않는다... 라고 하려고 했는데 소금쟁이 발견!
알고보니까 내가 몇번 갔었던 서운암은 바로 밑에 있는 건물이었다. 꽃 많고 된장같은거 파는 곳. 차 타고 내려오다가 엄청난 수의 장독대를 보고 깨달았다. 이전엔 그 위까지는 올라와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돌아가는 길에 석계공원묘지쪽에서 음료수 마시고 아빠랑 교대. 그 뒤로는 내가 죽 운전해서 왔다. 거의 한시간 운전했는데, 내가 면허딴 이후로 최대 운전시간이다. 지난주에 접촉사고나서 좀 긴장했었는데 이번에는 무난하게 운전해서 왔다. 운전석 잘못 세팅한건지 오래 운전해서 그런지 어깨가 좀 뻐근했다.
운전하면서 느낀건 이 사람들은 정말 통도사 자주 왔구나 싶었음. 내가 통도사에 껌붙여놨냐고 늘 그랬지만, 진짜 자주 운전하고 다녀서 네비 필요없고.(나는 길을 모르고 네비볼 여유따윈 없다) 어디서부터는 몇번 차선으로 가면 쭉 직진하면 된다느니, 여기서부터는 속도 제한 몇십킬로라느니. 어차피 나는 영혼없이 시키는대로 조심해서 왔으므로 별 문제 없이 왔는데, 혼자서 운전은 머나먼 일이 될 듯 하다. 지난주 접촉사고는 차선 바꾸다가 난 거라서.
오랜만에 통도사 잠깐 가서 콧바람 쐬고 온 건 좋았다. 이런 식으로 운전 연습하게 되는 것도 좋고. 주행연습만 하는 셈이라 운전실력은 거의 늘지 않고 있지만. 주차는 아무리 동영상 봐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렇게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는 건 좋은 일이니 좋게 생각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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