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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고

병원 갔다 와서

by 露彬 2021.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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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침에 병원 갔다가 회사 가는 길에 김훈 농구교실 버스를 보았다.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나서 점심시간에 김훈 농구교실을 검색해보았다. 찾아보니 부산에는 농구교실이 없던데 무엇때문에 농구교실 버스가 부산에서 돌아다녔는지는 모르겠다.

 

아주 옛날 내가 농구 처음 보았을 때가 모 대학 농구스타를 알게 되고서부터였다. 당시 내가 열심히 보던 청춘드라마에서 인기 농구스타로 실명으로 깜짝 출연했었기 때문. 그 뒤에 우연히 그 선수가 소속된 대학농구팀 경기를 보게 되었고, 팀 자체를 좋아하게 되었다. 티비에 경기 중계하면 열심히 응원도 했다. 내가 어렸던 시절이라 대학생들은 오빠들이었지만 실업팀 선수들은 너무 아저씨들이라 좋아하지 않았다. 아무튼 외모만큼이나 실력도 출중한 팀이었기에 그 당시 인기 절정이었던 농구대잔치에서 대학팀 최초로 우승도 하게 되었다.

 

팀 스포츠니까 당연히 원팀이 가장 중요한 것이지만, 그래도 특히 좋아하는 선수는 한명쯤 있게 마련이다. 우승 당시 팀 멤버들 중에서 가장 좋아했던 건 나중에 프로감독까지 하고 우승도 한 그 선수였으나 우승하고 곧 졸업해버렸다. 그 뒤 실업팀에 입단했으나 대학때만큼 관심가지는 않았다. 대학 졸업하고 실업팀 갔으니 아저씨가 된 느낌이라 그랬나. 그 뒤에 티비에 부인이랑 같이 자주 출연한 주제에 가정폭력으로 사회면에 나온 선수를 잠깐 좋아했었고, 그 다음이 미소천사 김훈이었다. 아직도 열성 팬클럽이 존재하는 선수에게는 오히려 관심이 별로 없었는데, 나중에 인기 엄청 많았다는 걸 알고 놀랐다. 요즘 예능에서 활약중인 키큰 선수는 그냥 그 선수들의 든든한 후배일 뿐이었다...

 

선수들이 다 졸업해버리고 같은 팀에 간 것도 아니고 다 찢어져서 팬심은 사그러들었다. 그 뒤로 농구 경기 꾸준히 보고 직관하러 가끔 갔었지만 특별히 좋아하는 선수는 없었던 듯. 잠깐 감독 얼빠한 적도 있긴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 좋아하던 당시에 농구 경기라도 보러 갔었다면 참 좋은 추억이었을텐데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원래 성향이 그런건지 그렇게 키워진건지는 모르겠지만 어린 시절 나는 티비에서 경기만 봐도 만족하는 사람이었으니까. 오빠들 보러 농구 경기를 보러 간다거나 돈을 쓴다거나 하는 생각은 해 본적이 없었다. 집안 형편과 부족한 용돈을 생각해보면 감히 꿈도 꾸지 못했다는 게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나의 구오빠인 그 선수는 식스맨이었고, 엄청 특출난 외모는 아니었지만 웃는 얼굴을 좋아했었다. 역시 프로가고 나서 관심이 사그라들었지만, 그래도 사고 안 치고 조용히 사는 것 같아서 안심이 되었다. 그런데 어제 검색해보니 병역비리;;; 할 말이 없다... 저때 나 프로농구 보고 있었을땐데 왜 몰랐을까.

 

여담이지만 오빠들의 후배가 되고 싶어서 s대도 아니고 오빠들 학교가 지망대학이었고, 라이벌 대학 선수들은 나의 원수였었다. 그러나 그 원수들이 세월이 지나 우리지역 팀에서 뛰고 하다보니 우리선수가 되고. 참 세상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요즘 방송에서 열심히 먹방찍는 모 선수는 그 대학팀에서 제일 싫어한 선수였는데, 우리팀 와서 선수로 뛰니까 응원하게 되더라. 물론 은퇴한지 한참 지난 지금은 옛날의 원한과는 별개로 좋아하는 연예인이 아님.

병원 나오자마자 근처 까페에서 쿠폰으로 사 먹은 아인슈페너라떼와 티라미수. 여기에 약 먹고 회사로 갔다. 며칠 동안 거의 죽만 먹다가 달달한거 먹으니 천국이었다. 몸이 건강해야 덕질도 하고 노닥거릴 수 있는 것. 건강에 더 신경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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