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가 지은지 20년이 넘었는데, 작년 어느날 엘리베이터 공사를 한다는 것이다. 한달전부터 공지했었고, 라인별로 공사일정이 나왔다. 공사시작후 거의 한달 정도 걸리는 일정이었다.
공사 들어가기 전에 미리 내부 사진을 못 찍었는데, 예전 엘리베이터는 이랬습니다.
우리 라인 공사 시작하는 날 아침부터 엘리베이터를 못 쓰고, 계단으로 내려가야했다. 공사하시는 분들이 아침부터 부지런히 일하셔서 일정대로 끝나서 다행이었다. 엘리베이터 없는 한달은 정말 불편했다. 택배아저씨들도 안 올라와서 경비실에서 택배 일일이 찾아가야했고(하필 내가 찾으러 갔을 때 경비아저씨는 순찰중이고;;;) 출퇴근 이외에는 외출을 거의 안 했다. 마트 배달이나 치킨 배달은 엄두도 못 냈다.
공사 첫날 퇴근하고 계단으로 올라갔는데 너무 힘들었다. 우리집은 딱 중간층인데도 말이지. 그래서 그 다음날부터는 옆 라인 엘리베이터 타고 옥상까지 올라가서 다시 내려오는 걸 한달 간 했다. 원래 우리 아파트는 옥상 개방 안하는데, 이때만 특별히 개방했다. 밤중에 옥상 올라가서 계단 내려오는 건 좀 무서웠다. 아무리 사람 지나갈 때 형광등이 켜진다고 해도 말이지.
그나마 우리 동은 6라인까지 있어서 옆 라인 엘리베이터 이용이 가능했지, 1,2라인만 있는 동은 공사할 때 엄청 불편했다고 들었다. 연세 있으신 분들이나 몸이 불편하거나 나처럼 체력 저질인 사람들은 오르락내리락할때 엄청 힘들었을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이런 상태였다가.
공사 끝나는 날 퇴근했더니 딱 이 상태였다. 원래 이게 완성상태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이사하거나 인테리어 공사 등으로 엘리베이터를 써야 할 때 이렇게 커버를 씌운다고 한다. 이땐 운행은 가능했는데, 마무리 작업이 덜 되었던지 해서 임시로 해 놓은 듯 했다.
새 엘리베이터 내부는 이런데, 이 바닥 장판도 원래는 없는데 왜 깔아뒀는지 모르겠음.
엘리베이터 몇달 타 본 소감은 항균효과 이런 건 잘 모르겠고, 이전 엘리베이터보다 더 빠른 느낌이다. 6개월 정도는 잔잔한 고장같은게 있을 거라는데 아직은 없는 듯. 그리고 우리 라인 인테리어 공사같은 걸 할때마다 안내문 붙이고 커버 씌우는 걸 보면 아주아주 소중히 다루는 무언가가 생긴 것 같다. 하긴 요즘 재건축도 쉽지 않은데, 몇십년은 더 이용해야 하니까 당연한 듯.
엘리베이터 못 쓰고 걸어서 오르락내리락할 때 너무 힘들었는데, 무사히 일정대로 공사 잘 끝나서 다행이고. 앞으로도 고장 없이 잘 이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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